한글 가르쳐주다가..되레 삶의 지혜 배웠죠

07월 05일(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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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가르쳐주다가..되레 삶의 지혜 배웠죠

   

2011.11.07 05:13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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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맹자 (文盲者) 없는 세상을 만드는 일은 결코 어렵지 않습니다.”
집안사정 등으로 한글을 미처 배우지 못한 평택시민들에게 ‘구세주’로 불리어지는 사람이 있다.
주인공은 한글교사이자 평택 아동문학회 회장직을 역임하고 있는 이해복(53·여) 시인.
1990년부터 12여년간 한글문해교육을 활발히 펼쳐온 그는 한글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는 단비와 같은 존재다.
이씨는 자신이 하는 일을 결코 자랑하지 않는다.
그는 “오히려 제자인 어르신분들께 삶의 지혜를 배운다”고 밝혔다.
또 “가르침이 가져다 주는 기쁨을 느끼는 것이 삶의 행복”이라며 자신을 낮춘다.
이씨의 한글문해교육 시작 동기는 거창하지 않다.
?년 오성면에서 보습학원을 운영하던 당시, 20대 후반의 예비신부가 찾아오면 부터 그의 한글교육 인생이 시작됐다.
자신이 문맹이라는 사실을 남편이 모르고 있다며 얼마간이라도 한글을 배웠으면 좋겠다는 예비신부를 보고 작은 충격을 받았다.
그는 20대~30대 젊은 층 사이에서도 문맹자가 있다는 사실을 이때 알게됐다. 이 일이 계기가 돼 이씨는 한글문해교육에 뛰어들게 됐다.
이 회장은 “ 한글을 못 배우신 우리 어르신들은 가난 때문에, 또는 자의보다는 타의로 배움의 기회를 갖지 못한 분들이 많다. 하지만 지금은 살기도 좋아졌는데 젊은 세대들이 한글을 못 배웠다는 사실이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 세계가 인정하는 가장 과학적이고 뛰어난 글인 ‘한글’에 대해 정작 우리 나라 사람들이 우수성을 모른다는 사실이 너무 답답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12년동안 한글문해교육을 하면서 많은 보람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얼마전에는 한글을 배운 한 어머니가 찾아와서 펑펑 울었다.
그동안 한글을 몰라 엄두도 못냈던 강원도로 시집간 딸 집에 다녀온 것에 대한 기쁨의 눈물이었다.
젊었을 때 하와이로 시집 간 한 교민은 우리말도 모르고 영어도 모른 채 살다가 남편의 손에 이끌려 한글교육을 시작했다.
이씨는 “지금은 한글은 물론 영어도 척척해내는 그 교민을 보고 있자면 ‘교육의 힘이 이렇게 무섭구나’라는 생각을 하게된다”고 밝혔다.
그에게 꿈은 무엇이냐고 묻자 서슴없이 두가지를 답했다.
“하나는 어르신들이 한글을 익히게 도와 그분들이 그동안 살아온 삶의 내력을 글로 남길수 있게 하는 것과 또하나는 무의탁 노인공동체를 세우는 것이 필생의 마지막 꿈”이라는 이씨.
꿈을 가지고 살아가는 이해복 시인. 그는 꿈을 나누어 주는 전도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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