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23대 대표회장에 엄기호(70) 경기도 광주 성령교회 목사가 선출됐다.
엄 목사는 24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개최된 한기총 임시총회에서 2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144표를 얻어 서대천 목사(110표)를 누르고 당선됐다.
엄 목사는 1차 투표에서 127표를 얻어 서 목사(78표), 김노아씨(70표)를 크게 앞질렀지만 과반수를 얻지 못했다.
엄 목사의 당선은 조직 안정과 연합사업 계승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엄 목사는 1999년부터 한기총 공동회장을 5차례나 지냈기 때문에 선거 전부터 조직을 가장 안정적으로 운영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여의도순복음 소속인 엄 목사는 김노아씨에 의해 대표회장 직무가 정지된 이영훈 전 대표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는 12월 공식 출범할 한국기독교연합(한기연)에 힘을 실어주면서 이 전 대표회장이 추진하던 연합사업을 승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선거의 또 다른 관심사는 나머지 두 후보의 득표율이었다.
전도관 출신인 김씨는 신천지와 유사한 신학사상을 갖고 있다는 비판을 꾸준히 받았으며, 선거 직전 ‘4월 성탄절’을 주장했던 사실이 밝혀졌다.
김씨는 정통교회 후보자와 이단성 의혹 후보자라는 대결 구도에서 자기세력을 결집했지만 1차 투표에서 탈락했다.
‘이단성 인사는 안 된다’는 총대들의 확고한 신앙 기준을 넘지 못한 것이다.
서 목사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교계에선 신인에 가까운 서 목사는 “한기총이 잃어버린 하나님께로 돌아가야 한다”며
막판 호소에 나서 총대들의 표심을 끌어냈다. 60, 70대가 주도하는 한기총 리더십 구도에서 54세 나이로 출마해 110표를 얻어낸 것만 해도 적잖은 성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