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를 향한 사회의 비판과 불신이 깊어지는 가운데, 교회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개념 정립과 구체적 실천이 절실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교회가 사회적 실천과 책임을 강화하려면, 교회공동체 내에 걸림돌이 되는 요소들을 정확히 파악하고 개선해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율법주의ㆍ권위주의ㆍ경쟁주의 등…교회의 사회적 책임 가로막아연세대학교 신과대학ㆍ연합신학대학원은 22일 오후 신촌 캠퍼스 백주년기념관에서 ‘회복되어야 할 영성’이란 주제로 미래교회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오는 25일까지 3박 4일간 진행되는 이날 컨퍼런스에서 ‘영성과 사회적 실천’이란 제목으로 강의한 최일도 목사(다일공동체)는 그리스도인이 사회적 실천과 책임을 강화하는 데 있어 교회공동체 안에 걸림돌이 되는 요소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성도들의 의존적인 신앙생활, △자신의 공로와 업적을 앞세우는 율법주의, △무조건적 순종을 강요하는 권위주의와 형식주의, △용납과 관용이 결여된 이원론적 사고, △세상과 다를 바 없는 경쟁 중심의 분위기 등을 꼽았다.
그는 “성도들은 신앙생활을 전적으로 목회자에게 의존하는데다, 늘 무리와 군중 속에 있으려 하고 홀로 잘 지내지 못한다”면서 “함께 모여 기도하는 데는 익숙하지만 침묵과 관상기도 등엔 낯설어하고 심지어 거부감마저 갖는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렇다고 해서 성도들이 목회자를 신뢰하고 존경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목회자든 평신도든 자신이 존경할 만한 영적 지도자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목사는 또 교회가 ‘권위주의ㆍ형식주의ㆍ관료주의’를 버리고 교회와 교회 밖의 사람들을 이해하고 용납하는 관용을 베풀어야 참된 교회의 모습을 회복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자기성찰과 묵상, 지역사회 섬기는 구체적 실천 병행돼야
계속된 강의에서 최 목사는 그리스도인이 영성의 깊이와 넓이를 갖기 위해서 꾸준한 자기성찰과 묵상, 그리고 구체적인 사회적 실천을 병행할 것을 주문했다.
특별히 그는 “한국교회는 그동안 복음서보다는 바울서신을 중심으로 성경을 가르쳐, 예수에 대한 순수 신앙보다는 신학과 교리를 강조한 측면이 있다”면서 “그러다보니 내면의 성숙을 꾀하기보다는 성장 제일주의로 모양을 꾸미는 데만 치중하게 됐다”고 꼬집었다.
이에 그는 “깊이 있는 복음서 묵상을 통해 교회가 순수한 예수 신앙을 회복하고 기쁨과 사랑의 공동체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그는 ‘소그룹과 소공동체 안에서의 자연스러운 고백과 나눔’의 중요성도 강조하기도 했다.
사회적 실천과 관련 최 목사는 교회가 △봉사하는 현장과 정기적인 만남을 가질 것, △사회단체나 공공기관 등과 연계해 지역사회를 섬길 것, △교회 재정의 20% 이상을 구제와 봉사 사역을 위해 사용할 것, △말씀의 예전과 더불어 성만찬 예전을 회복할 것 등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