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임효(57)는 '교감과 소통'에 매달리고 있다. 2009년 12월부터 2010년 2월까지 독일 메클렌부르크주 바드 도버란에 머물면서 이 양대 화두를 천착하게 됐다. 당시 그는 생각지도 못한 폭설 탓 혹은 덕에 작업실에 갇힌 채 작업에만 열중했다.
"하늘만 쳐다봤다"는 작가는 "하늘은 가득 차 있으나 비어 있고 밝으나 어둡기도 하다. 특히 우리에게 영원의 교감을 느끼게 하고 소통의 언어를 제시한다"며 "내 그림에서 세상 모든 사람이 교감하며 소통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화가의 내면 이야기는 '하늘' '연기' 시리즈로 이어졌다. 작품들은 닥종이를 만드는 과정에서부터 시작된다. 손수 만든 닥종이가 지니는 독특한 질감을 살려 한지의 아름다움을 끄집어낸다. 여기에 옻칠을 올려 발색을 돕는다.
임씨는 1980년대 중반 실경산수로 출발해 후반에는 역동적인 파묵과 내밀한 운필을 번갈아 구사했다. 1990년대에는 대범한 필묵에다 채색을 보태 산수의 기상을 표현했다.
임효는 3월 6~13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펼치는 '자연과 생명' 전에서 신작 60여점을 소개한다. '임효의 화업 30년-그림 속에 놀다'라는 부제를 달았다.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는 전시로 청년작가를 졸업한다는 의미를 담았다"며 "지금까지 다양한 실험과 모색을 해왔다면 이제는 작가로서 나를 책임질 수 있는 작품 세계를 펼쳐보고 싶은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50대에 청년작가 종지부를 찍고, 60대에는 자신을 책임질 수 있는 예술세계, 70대에는 많은 사람이 바라봐 주는 예술세계를 펼쳐내고 싶다"는 마음이다.
전시를 앞두고 30여 년간 그린 수천 점 가운데 700여점을 화집으로 묶은 그림 에세이집 '그림 속에 놀다'(나무생각)도 펴냈다. 그림을 통해 얻은 깨달음과 갈등, 욕망, 사랑 등을 시와 산문, 그림을 통해 풀었다. 070-7404-82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