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역관이 일본역관에 보낸 한글편지 무더기 발굴

10월 17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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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역관이 일본역관에 보낸 한글편지 무더기 발굴

   

2012.02.22 16:03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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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도 종가 고문서에서 70여통.."사적 한글편지"


조선시대 역관(譯官)들이 일본 역관에게 보낸 한글편지 70여 통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이는 200여년 전 외교 최일선에서 일본어 전문 통역관으로 활약한 조선의 역관들이 대마도와 부산의 초량왜관을 거점으로 활동한 일본의 조선어 역관에게 한글로 써서 보낸 편지들이다.

이들 편지는 1795년부터 마지막 조선통신사인 신미통신사(辛未通信使行)가 파견되기 바로 전해인 1810년까지 10여 년 동안 집중 작성됐다. 거기에는 이른바 당시 두 나라 최대 현안 중 하나인 외교문서 위조사건과 관련한 내용이 보이며, 무엇보다 사적 간찰이라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끈다.

국어사와 역관 제도사 분야 전문가인 정승혜 수원여대 교수는 22일 서울대 신양인문학술정보관에서 개막한 구결학회 학술대회에서 '대마도 종가문고(宗家文庫) 소장 조선통사(朝鮮通事)의 간찰에 대하여'라는 발표를 통해 이들 편지를 공개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이들 편지는 일본 오사카대학 기시다 후미다카(岸田文隆) 교수가 2010년 11월 나가사키 현립 대마 역사민속자료관이 소장한 종가문서를 정리하다가 발굴했다.

공동 연구 차원에서 이들 자료 85종을 기시다 교수에게 넘겨받은 정 교수가 분석한 결과 한글 또는 한글과 한문을 섞어 쓴 문서가 72통이었다. 이 중 63통에 대해 작성 연대와 발신인·수취인이 드러났다.




정 교수는 "이들 한글 편지는 대부분 조선통사(일본어 전문 조선의 통역관)들이 일본통사(日本通詞. 일본의 조선어 전문 통역관)로 초량왜관에 머물던 오다 이쿠고로(小田幾五郞·1754-1832)에게 인편을 통해 보낸 개인적인 편지글임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조선역관이 일본역관에게 보낸 편지로는 지금까지 오직 8통이 알려졌을 뿐"이라며 "이번에 발굴된 편지는 무엇보다 수량이 70여 통에 이르며, 한글 편지인 데다 공적인 차원이 아니라 순전히 사적인 사연을 담았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중요성을 가진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에 따르면 우선 국어학 측면에서 이들 편지는 그간 공백과 같은 18세기 말-19세기 초 국어사 자료를 다량으로 제공하며, 조선의 역관이 외국인에게 보낸 한글편지라는 특수성이 있다.

또한 역사학에서는 조선과 대마도 사이에 이뤄진 외교의 한 단면, 특히 그 이전 일본의 수도 에도(江戶)까지 가던 조선통신사가 대마도까지만 가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양국간 협정인 역지통신협상(易地通信協商)의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가치가 크다고 정 교수는 지적했다.

정 교수는 "양국 외교의 최전선에서 활약한 조선의 왜학역관(倭學譯官)과 일본 측 조선어통사(朝鮮語通詞) 사이에 은밀히 보낸 편지를 통해 공식기록에는 드러나지 않는 역사의 생생한 이면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분석 결과 이들 편지를 보낸 조선의 역관은 일본 측과 외교문서 위조를 공모해 나중에 결국 처형되거나 유배를 갔던 박준한(朴俊漢. 박사정<朴士正>이라고도 표기)·박치검(朴致儉)·최국정(崔國楨)과 이 사건을 수습한 현경천(玄敬天) 등으로 드러났다.

이번에 발굴된 편지 중 박한준이 1795년 10월18일 보낸 편지에는 "(이 편지는) 보시고 즉시 없애십시오"라는 문구도 있어 두 나라 통역관 사이에 모종의 공모가 있었음을 추측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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