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작가 대거 출품, 김종학·오치균 등 원로작가도…23일부터 코엑스
국내 미술계에 아트페어(art fairㆍ미술장터)라는 개념이 도입된 지 올해로 30년이 됐다. 국내 최초 아트페어이자 화랑협회 소속 화랑들의 미술잔치인 화랑미술제가 올해 30주년을 맞았기 때문이다.
그 화랑미술제가 23일 서울 코엑스 3층 D홀에서 나흘간 열린다. 올해는 화랑 90곳이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경기 불황에 풀이 죽은 미술계가 기지개를 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올해 화랑미술제 특징은 젊고 실험적인 작가들의 작품이 대거 선보이는 동시에 작가 1~2명의 개인전 형식을 띠는 '원맨쇼'를 기획한 화랑이 늘었다는 점이다.
표미선 화랑협회장은 "화랑미술제가 젊은 작가들의 등용문이 되도록 조율했다"며 "예전에 비해 올해는 젊고 신선한 작가들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대형화랑인 국제갤러리는 추상적인 회화를 선보이는 젊은 작가 강임윤(31)과 센정(49) 2인전을 연다. 지난해 9월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에서 줄리안 오피 개인전을 열어 화제를 일으킨 데 이은 행보로 아트페어에서 소수 정예 전략이 눈에 띈다.
학고재 갤러리도 20~30대 젊은 작가인 유현경과 이영빈을 비롯해 중견작가 이세현과 이용백 작품을 선보인다. 선화랑은 '오로라 작가' 전명자 씨의 작품 15점을 선보인다. 아트사이드갤러리도 신수혁과 이승희, 변선영 3인전을 연다.
예전 아트페어에서는 화랑들이 소속 작가들의 작품 한두 점씩을 벽에 거는 추세였지만 이제는 1~2명 작가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미술애호가들이 몰리는 아트페어에서 화랑의 개성과 독창성을 확실히 각인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아트페어는 국내외적으로 미술품을 거래하는 대표 축으로 그 거래 비중이 날로 커지고 있다. 올해 참여화랑 수는 지난해 66개보다 24개 늘어난 90개다. 작가 500여 명의 작품 3000여 점은 회화와 조각 사진 설치 도예 등 장르를 총망라한다.
작품 가격은 적게는 수십만 원에서 수천만 원까지 다양하다. 아트페어에서 단골로 만날 수 있는 인기 작가들의 신작도 관람 포인트다.
갤러리현대는 강익중 김덕용 김종학 김창열 오치균 전광영 작품을 선보인다. 가나아트갤러리 역시 고영훈과 두민 등 인기 작가 작품을 소개한다.
갤러리서림은 이희중과 김선두 작품을, 청작화랑은 김흥수와 박돈 이두식 신작을 내놓는다. PKM갤러리는 이강소와 김지원 함진 작품을 건다. 한국미술계 거장인 백남준과 이우환, 최근 작품값이 가파르게 상승한 '제주 작가' 이왈종 작품도 볼 수 있다. 구사마 야요이의 회화도 걸린다.
올해 30주년을 맞은 만큼 전시장 부대행사도 풍성하다. 정신과 전문의이자 오페라 평론가인 박종호 대표는 23일 '오페라와 미술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