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11시 서울 금천구 시흥1동 독산로 길에 있는 알뜰주유소(옛 형제주유소). 서울시내 첫 알뜰주유소로 지난주 말 개장한 이곳에는 기름값이 연일 치솟는 가운데 조금이라도 더 싼값에 휘발유를 넣으려는 운전자들의 행렬이 길게 이어지고 있다. 주유 순서를 기다리던 정 모씨는 "서울 시내는 ℓ당 2000원이 안 되는 주유소를 찾아보기 힘든데 1950원대라면 상당히 낮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재형 알뜰주유소 사장은 "세차 할인권 등 각종 사은품을 제공하면서 ℓ당 2050원대로 팔았는데 지금은 사은품을 줄이고 ℓ당 1950원ㆍ1960원대에 팔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주도 중인 알뜰주유소로 전환한 뒤 일일 평균 150대 수준이던 고객들이 300대 정도로 2배 가까이 늘었다는 게 김 사장의 설명이다. 주유소를 찾은 김 모씨는 "ℓ당 2000원 이상의 가격표를 보면 심리적으로 부담감을 느껴 기름을 넣기가 겁난다"며 "사은품은 줄었지만 값싼 기름을 제공받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알뜰주유소 서울 1호점은 영업을 시작한 지 5일밖에 안 됐지만 벌써부터 인근 주유소의 기름값이 하락하는 등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현재 금천구에서 영업 중인 18개의 주유소 중 알뜰주유소는 두 번째로 싼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제일 싼 가격으로 판매하는 인근 주유소는 알뜰주유소 개장 이후 알뜰주유소보다 2원이 적은 ℓ당 1947원으로 낮췄다.
알뜰주유소 근처에서 주유소를 운영 중인 전 모씨도 "알뜰주유소가 영업을 시작한 지난주 말 20%가량 매출이 줄었다"며 할 수 없이 가격 인하를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